Search Results for '가산점'

1 POSTS

  1. 2007.07.03 군 가산점 문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1 (헌재 판결의 모순) 1
전원책 변호사가 난리다. KBS 시사토론에 나와 흥분하며 살짝 벗겨진 머리 휘날리면서, 침튀겨가면서 설파하신 공부 좀 하고 나오세요가 지금 난리다 -_-

군 가산점 문제는 지난 99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으로 결정된 (구)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제1항 관련 사건에서 부터 시작된다.
(舊)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
第8條 (採用試驗의 加點) ①제7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취업보호실시기관이 그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시험을 실시할 경우에 제대군인이 그 채용시험에 응시한 때에는 필기시험의 각 과목별 득점에 각 과목별 만점의 5퍼센트의 범위 안에서 大統領令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가산한다. 이 경우 취업보호실시기관이 필기시험을 실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에 갈음하여 실시하는 실기시험·서류전형 또는 면접시험의 득점에 이를 가산한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군가산점제도를 여성, 신체장애자 등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하였다. 당시 판결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4. 가. 제대군인에 대하여 여러 가지 사회정책적 지원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사회공동체의 다른 집단에게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할 균등한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어서는 아니되는데, 가산점제도는 아무런 재정적 뒷받침없이 제대군인을 지원하려 한 나머지 결과적으로 여성과 장애인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을 초래하고 있으며, 각종 국제협약, 실질적 평등 및 사회적 법치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 헌법과 이를 구체화하고 있는 전체 법체계 등에 비추어 우리 법체계내에 확고히 정립된 기본질서라고 할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보호'에도 저촉되므로 정책수단으로서의 적합성과 합리성을 상실한 것이다.

나. ...........................제대군인에 대한 이러한 혜택을 몇 번이고 아무런 제한없이 부여함으로써 한 사람의 제대군인을 위하여 몇 사람의 비(非)제대군인의 기회가 박탈당할 수 있게 하는 등 차별취급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입법목적의 비중에 비하여 차별로 인한 불평등의 효과가 극심하므로 가산점제도는 차별취급의 비례성을 상실하고 있다.

5. .............................제대군인 지원이라는 입법목적은 예외적으로 능력주의를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가 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가산점제도는 능력주의에 기초하지 아니하고 성별, '현역복무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체가 건강한가'와 같은 불합리한 기준으로 여성과 장애인 등의 공직취임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으로서 헌법 제25조에 위배되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

(출처 :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 제8조 제1항 등 위헌확인
             (전원재판부 1999. 12. 23. 98헌마363))
보는 바와 같이, 군 가산점이 위헌인 이유는 군대를 가지 않은 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그것은 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차별일까, 아니면 차별이 아닐까?

우선 우리는 평등과 차별이 무엇인가에 관한 정확한 개념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

국어사전에 보면, 평등이란, "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이라고 한다. 차별은,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함"이라고 한다.

즉, 평등이란,

"권리, 의무, 자격 등이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하지 않고 한결같음" 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어사전의 정의는 마치 산술적 평등(또는 절대적 평등)을 이야기 하는 듯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이른바, 법적 평등을 정의하는 데에는 뭔가 불안하다. 예를 들면, 달리기를 하는데 있어서 절대적 평등을 위하여 5살짜리 꼬마와 20살 청년을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시켜야 하는가에 있어서 이 절대적 평등이 우리가 원하는 바로 그 평등이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이런 평등권에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법적 평등이다. 이 법적 평등을 앞의 산술적 또는 절대적 평등과 비교하여 상대적 평등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법적 평등이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헌법에서 평등권 조항은, 제11조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차별이란, 기본적으로 2이상의 집단을 자의적(恣意的)인 기준에 의해 부당하게 불평등하게 대우함으로써, 특정집단을 사회적으로 격리시키는 통제 형태를 말하는데, 이러한 차별을 규정짓는 키워드는, 자의적 기준과 부당함이라는 단어이다. 즉, 둘 이상의 집단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러한 다른 기준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부당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즉, 남자와 여자의 화장실을 무조건 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또 그 숫자와 규모를 다르게 하는 것과 같이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두 개 이상의 집단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더욱 진화되고 합리적인 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평등에 관한 좀 더 발전적인 개념정리를 전제로 한다면 군 가산점의 문제에 있어서 좀 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용이하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개념에서 출발한다면, 군대를 다녀온 사람과 군복무를 하지않은 또는 하지 못한 사람을 동일한 출발점에서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 아니라 합리적 기준을 통해 실질적인 평등을 실현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이라는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군 가산점이 위헌인가?

헌법재판소의 논리는, 국방의 의무는 헌법이 부여한 국민의 신성한 의무이므로 이러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특별한 희생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를 두고 있다. ("헌법 제39조 제1항에서 국방의 의무를 국민에게 부과하고 있는 이상 병역법에 따라 군복무를 하는 것은 국민이 마땅히 하여야 할 이른바 신성한 의무를 다 하는 것일 뿐,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였다고 하여 이를 특별한 희생으로 보아 일일이 보상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인식은 매우 재미있는, 사실은 재미없는 결론에 도달한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군대에 2년 갔다온 것은 국민의 신성한 의무라는 것인데, 그러한 의무를 이행한 사람이 특별한 희생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아니, 단순히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그것은 맞다. 국민의 의무를 이행한다는 것을 특별한 희생이나 손해라고 생각한다면, 국방정책의 근간을 흔들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인식은 옳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입장에서 본다면 전혀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국방의 의무가 신성한 의무라면, 그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건, 아니면 자의에 의하지 않은 것이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신성한 의무를 이행한 자들이 이루어낸 국방과 안보에 있어서 결론적으로는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하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그러한 국방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것이 자의가 아닌 경우도 있다. 체력적으로, 여자이기 때문에 군대를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어떠한 것이든, 안보와 국방상황에 있어서 일방적인 수혜자가 되어버린 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 가산점은 그러한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으로서 타인의 안보와 국방적 현실의 안정감을 도모해 준 자들에 대한 일종의 보상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 무임승차자와 2년여의 기간에 의해 뒤쳐진 부분을 보상할 수 있는 실질적 평등의 구현수단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해석한다면, 오히려, 군 가산점 등(가산점 이외의 지원 정책에 관해서는 논외로 함) 지원이 없다면, 오히려 그것이 실질적인 차별이 이루어지는 황당한 결론이 난다.

현재의 논리에 따르자면,

가산점을 주면 여성과 장애인 등 군미필자를 차별하는 것이지만,
가산점을 안주면 군필자를 차별하는 웃기는 결론이 나온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다수의(어느정도 다수인지 모르지만) 동의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러한 모순된 논리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 2편에서 계속 -

-_- 퇴근해야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