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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3 낚시질을 즐기는건 과연 누굴까? 2
< 낚시질을 위한, 낚시질에 의한, 낚시질의 프로그램 >

이 기사를 처음 봤을 때 조금 의아해 했다.
원래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 부터 들었다. 시간 많고 궁금증 많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홈페이지 뒤지는 것인데, 홈페이지에는 다른 방송사와 달리 제작의도나 그런 내용은 없더라고.

근데, 이 진실게임이라는 프로그램. 참 재미있게 보던 적이 있었다. (요즘은 특정의 몇몇 프로그램을 빼고는 정규 공중파 방송은 웬만해선 보지 않는다. 별로 볼만한 것도 없고...)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뭘까?

- 진실한 사실과 거짓을 섞어놓고, 패널들과 시청자로 하여금 이를 가려내게 하는 프로그램.
- 그 과정에서 능청스러운 출연자들의 연기와, 패널들의 추리에서 오는 즐거움을 주기 위함.

뭐 대충 이정도라고 생각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최근 며칠간 봐왔던 정형돈의 결혼 여부에 대해 연일 보도해 주었건 것은 sbs의 진실게임이 아니라 다른 신문들이었다.

< 데일리 서프라이즈 >
< 한국일보 >
< 중앙일보 >
< 스포츠조선 >
< 한국경제 >
< 또 한국일보 >
< 데일리안 >
< 또 데일리 서프라이즈 >
< 조선일보 >
< 또 중앙일보 >
< 또 또 한국일보 >
< 또 한국경제 >
< 또 조선일보 >
< 매일경제 >
< 또 매일경제 >
< 또 스포츠조선 >
< 또 또 조선일보 >
< 또 또 매일경제 >
< 또 또 한국경제 >
< 디지털타임즈 >
< 또 또 또 매일경제 >
< 또 또 데일리 서프라이즈 >
< 뜬금없이 낚시질 기사 써 주셨던 바로 그 마이데일리 >

........................................ 더 있다. 아니, 훨씬 많다. 더 해주지 못해서 안타까울 뿐

그런데, 이 진실게임이라는 거 말인데,
이거, 거시기 아닌가? 원래 낚시질을 하기 위한 것 말이다. 원래 출연진들이 패널들을 최대한 속여서 뭔가 재미를 끌어내는 것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쩌라고...-_-

그런데, 정작 방송이 되기 전에 우리의 재미를 희생시켜 설레발을 친 놈들은 뭐지?
실제로 기자들은 출연진이나 패널들을 찾아가서 물어볼 수도 있고(아니면 촬영장에 가서 직접 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직접 나중에 물어봤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정형돈이 끝까지 모르는 척 했다면, 정형돈은 sbs에서 감사패 한개 줬어야 한다. 시청률은 끝나게 올려준게지)

기자들은 뭔 생각으로 이걸 기사로 그리도 여러번 써 먹었느냔 말이다.

게다가 낚시질하는 프로그램 욕까지 해 가면서 허탈한 시청자들 한번 더 울리느냔 말이다.
스스로 "다양한 소재로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게임 형식의 프로그램"이라고 규정한 진실게임에 대해 나중에는 "알맹이 없는 연예인들의 러브 스토리에 관련된 이야기를 단순히 시청자의 눈길을 끌려고만 한 것이다"라며 이번 사태를 평가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언론이랑 많이 다른데?

물론, 마이데일리는 다른 언론사의 찌라시 같은 연예인 관련 기사에 비해 사생활에 관련된 시시콜콜한 스토리가 많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마이데일리의 이번 지적은 일견 옳은 것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마이데일리의 <누군가의 이상형 어쩌고> 기사라던가, <지들끼리 떡을 치는지 마는지 소문도 많고 말도 많은 더이상 보고싶지 않은 스캔들 기사(기사내용과 내가 붙인 기사 제목은 뭐 전혀 관련 없다.-_-)> 같은 것들이 용서받는다고는 안하겠지만, 아무튼, 다른 신문에 비해 그런 기사가 적은 마이데일리가 하니까  일견 옳다고 하는 거다.

지금까지, 언론이 우리게에 흘렸던 시시콜콜한 연예인 사생활 이야기들은 누가 만들어냈던 스토리일까. 우리가 연예인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이고, 얼마나 알아야 하는가에 대해 어느 언론이 선을 그어 알려주더란 말인가?

언론이 특히 말하는 이른바 "시청자들의 알 권리(Right to Know)" 라는 것이 우리의 말초신경 끝에 달랑거리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나는 그 따위 알 권리는 포기하고 싶다. 지금은 연예인의 privacy지만, 내일은 내 privacy가 될지 누가 아는가?

연예인의 사생활 까발리기로 지금까지 언론이 우리에게 준 것은 무엇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여자의 사생활은 거의 외울것 같다.



진실게임은 어짜피 그런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이니 그렇다고 치자는 것이 내 생각인데, 그렇기 때문에 마이데일리의 이번 기사는 타겟을 좀 잘못 잡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이데일리 기사내용의 상당수는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 대상이 진실게임이라는 것. 그것만 아니었다면 간만에 읽을만한 기사였을 것이다.


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이런 것이다.

연예인의 privacy와 우리의 알권리가 충돌하는 상황이 아니라,
우리의 privacy가 오히려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

우리가 연예인의 사생활과는 상관없이 살아갈 권리가 언론의 "알릴권리(Right to inform)"와 충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알 권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연예인의 사생활 따위에 귀기울이지 않을 권리(Right to be indifference)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