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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9 박근혜의 착각 - 5년후에 그녀에게 기회가 올까? 32


1. 박근혜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 움직이는 박근혜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일부터 본격적인 이명박 후보의 지지유세에 나선다.

이번 박근혜의원의 지지는 이명박에게는 호재요, 다른 후보들에게는 악재가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비록,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다 이겨놓고도 져버린 비운의 후보가 되어버린 박근혜지만, 이번 지지유세를 계기로 어떤 식으로든 이회창과의 차별성을 말할 수 있게 된 이명박은 이를 기화로 BBK는 물론 수 많은 악재속에서도 한가닥 희망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왜 경선기간 내내 이명박의 국정수행능력과 BBK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문제제기를 했던, 그리고 이명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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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웃는 거다

도덕성이나 여러 자질에서 그의 대통령됨이 부족하다 주장하던 박근혜가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일까.
외면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정신적 지주(?)로서, 박정희 향수의 정수(?)로서 박근혜가 가지는 상징성은 한나라당이나 박근혜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기반이며 이 기반은 박근혜에게도 한나라당이 있어야만 효과가 있는 도구임이 확실하다.

그런데, 왜 자꾸 나는 박근혜가 불쌍해 지는 것일까?


2. 박근혜는 무엇을 노리는가?

박근혜는 이번이 두 번째 대선 도전이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회창에게 밀려 나서지도 못했고(비록 탈당까지 하긴 했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이명박에게 밀렸으니 답답할만은 하다. 누구는 3번, 4번씩 대선에 나오는데 자기는 한번도 못나온데다가, 부친인 박정희는 선거에 나왔다 하면 절대 떨어진 적이 없는(총맞은건 어쨌든 진건 아니니까. 부정선거가 있었냐 문제는 논외로 하고) 불패의 신화를 가진 장수 대통령이었으니 답답할만도 하다.

그런데, 지난 대선에서는 그녀가 이회창을 도운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다 할 방해를 한 것도 아니지만 도움을 직접적으로 준 것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경선에 승복하고 이명박을 돕는 속내는 무엇인가. 분명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재오 의원을 보며 눈을 부라리던 그녀가.

총선?
내견 4월에 있을 총선에서 그녀는 원내 다수당 또는 여당의 당권을 장악하려는 의도일까?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고, 지금 시점에서 볼 때 가장 단기적인 박근혜의 노림수는 그것이 맞다. 또 다른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 계획을 위한 초석으로서 총선 후 당권의 장악은 박근혜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2번이나 대권에 도전하지도 못하고 중도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녀에게 총선을 통한 당권의 장악은 현재 시점으로는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명박의 당선은 그러한 그녀의 계획을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차라리 이회창이 당선된다면, 이명박 책임론에 편승해 한나라당을 장악하고 이회창과 통함으로서 한나라당의 다음 대권 주자로 올라서기가 간편해 지지만, 이명박이 당선되고 이재오 등 親이명박파가 당권에 대다수를 장악하게 될 시점에서 그녀의 역할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다음 대권 역시 어려워진다.

역시 대선이다.
2012년 대선이 바로 그녀가 노려야 할 최종 목적지일 수 있다.


3. 대선을 위한 박근혜의 노력,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렵다.

이번 대선이야 말로 그녀에게는 거의 마지막 기회였을지 모른다. 박근혜는 52년 생으로 올해 55세. 5년후에도 60세로 얼마든지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나이이긴 하다. 하지만, 박정희 향수에 상당부분 많이 기대고 있는 그녀에게는 이번 대선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몇 가지만 들춰봐도 확실하다.

박정희 향수를 이용하기에는 박정희는 너무 늙었다. 아니, 박정희를 지지하는 사람이 아닌, 박정희를 기억하는 자들이 너무 늙었다. 박정희가 죽은 것이 79년이니, 1970년대 초나 60년대 말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박정희는 TV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이라고 봤던 기억이 전부다. 그 당시에 그들은 코찔찔이 어린이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그들에게 향수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노인네들의 박정희, 박정희 타령에 그저 그런가보다를 연발하는 유사향수꾼을 제외하면 박정희의 향수는 60년대 중후반 이후의 사람들에게는 기대할 수 없는 논리다. 게다가 그들의 부모들은 박정희의 은혜(?)를 톡톡히 받은 사람들이지만, 5년이 지난 후에 그들이 투표소에나 나올지 의문이다. 20~30대의 투표율이 계속 떨어지고는 있다지만, 젊은층에는 항상 정치세력의 중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박정희 시대의 관료 출신으로서 일당백의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박정희의 아류작들은 이미 너무 나이가 들어버려 다음 대선은 기대하기도 어렵다. 조갑제가 언제까지 저렇게 팔팔하게 글을 써 줄런지 알 수 없다(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글이 힘을 잃은지도 오래다)

2002년 대선에 20대였던 나도, 5년이나 지난 지금은 30대로 접어들어 더이상 정치적 이상에만 치우쳐 살지도 않고 현실적 타협을 모색하는데, 전체적인 대한민국 사람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어느 누구도 죽은지 30년이 지난 독재자에게는 관심 없을 시기가 바로 다음 대선이다. 얼굴도 못본, 독재자의 딸을 위해서 자신의 표를 향수뿌려 던질 30살짜리는 없다. 지금처럼 정치 무관심의 세대가 30이 된다고 박정희를 새로 공부해서 그녀에게 독재를 덮고 경제로 나가자고 울부짖을 유권자는 없다.
지금 아줌마 부대의 박정희 향수와 육영수 향수로 물들은 박근혜의 아줌마 파워도 환갑이 되어버린 2012년에는 선거는 있으되 골다공증 때문에 투표소에 오지도 않으실 분들이 많다는 점에선 그녀의 다음 대선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여성 대통령으로서의 그녀의 위치를 간과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명숙도 있다는 뻔한 대답과 민노당의 심상정이라는 강력한 대항마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3.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를 밀어줄 것인가?

우선은, 이명박의 국정수행능력이 과연 다음 대선에서 잘했다는 평가와 함께 다음 대선에도 한나라당이라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느냐는 문제인데, 이 점에서는 아직 당선은 커녕 지지세력의 실체도 의심스러운(이건 다분히 주관적 평가이다) 이명박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우습지만, 다른 면에서도 그렇지 않다는 답을 쉽게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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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 밀어줄리가 없다.

이유는 노무현.
노무현이 아무리 욕을 먹고 있지만,(나는 그렇지 않지만) 노무현이 이루어낸 것은 하나는 있다. 그것은 농담처럼 나오는 말이긴 하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대통령의 평민화(?) 내지는 대통령 권위의 걸레화이다. 그것이 옳으냐 아니냐를 차치하고라도 노무현은 대통령의 권위따위는 저 아래로 내려보냈고 스스로이건 아니건 아무튼 술자리의 오징어 아래 있는 안주로 자리매김했다.

대통령의 권위가 없으니 이명박은 어떨까. 부동산 문제나 남북 문제 또 여러가지 대외/조세/국방/외교 문제에 있어서 이명박이 노무현 이상의 권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은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위장전입이나 위장 취업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의 경박스러움 역시 노무현의 가벼움 못지않게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을 꿀먹은 벙어리 내지는 뒤뚱거리는 오리로 만들 것이 분명하다.

그 시점에서 다시 한나라당 또는 이명박 후광 업고 나와봤자 별거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모든 것이 노무현 때문"이라는 한탄은 "모든 것이 이명박 때문"이라는 한탄으로 바뀌어 있을테고 거기에 더해져, 잃어버린 10년 찾게 해 줬더니 삽질하고 있다는 비아냥이나 더해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명박을 업고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정동영을 봐도 뻔하지 않은가?


4. 박근혜는 뭘 삽질을 하고 있나?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나온다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다가 이제와서 유세한다며 유세떠는 모양은 보기 좋지 않다. 박사모도 이회창을 지지하는 마당에 그녀의 외로운 이명박 지지는 별로 명분은 없어 보인다.
박근혜의 이명박 지지와 박사모의 이회창 지지에는 말이 많은데, 일각에서는 겉으로는 이명박을 지지하면서 속으로는 이회창을 지지한다는 표리부동이라는 설과, 실제 이회창의 정도 아닌 길을 가느니 차라리 여기서 죽겠다는 멸사봉공설이 있다.

박근혜의 이번 대선에서의 선택은 5년후 그녀가 과연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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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냉수 먹고 속 차려야 할지도 모른다.

문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박정희의 복권(?)이나 군사독재의 정당화에 있어서도 당연하지만 그녀의 정치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 이유에서 볼 때 이명박 지지라는 수를 생각해 낸 그녀는 한마디로 자살골을 넣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은 박정희라는 개발독재의 혜택을 한 몸에 받아 성장한 인물로서, 그에게 있어서 그 딸인 박근혜는 껄끄럽기 한이 없는 존재다. 이명박은 박정희의 은혜를 받았고 그것은 한때 영부인급의 지위에 올랐던 박근혜의 은혜나 다름 없다고 생각하는 (선거할 기회가 얼마 안남은) 노년층에게 박근혜를 키워 자신의 후계자로 삼는 모습을 보여봤자 배은망덕한 장사꾼이라는 소리 듣기 쉽상이니 이명박이 박근혜를 국정의 파트너로서, 다음 대선의 주자로서 키워줄리는 만무하다.


5. 박근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금 박근혜의 선택은 구체적으로 봐도 몇가지가 나온다. 침묵을 지키거나, 이회창을 돕거나, 이명박을 돕거나 독자노선을 걷거나.

그러나 이회창이건 이명박이건 다음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돌아오는 것은 60넘은 미혼의 정치가로서의 이미지 뿐이며 더 이상 대권 도전의 기회는 박탈당할 것이라는 것이 내 예상이다.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박근혜가 지금 이명박 또는 이회창을 지원하느니, 차라리 허경영 후보와 결혼하여 청와대 입성을 기다리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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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더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