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李相, 본명 김해경, 1910~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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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사상 가장 난해한 시인이자 소설가. 그리고 한국 문학사상 가장 뛰어난 선구자. 한국 문학의 최대으 천재와 최대의 악마라는 찬사와 극단의 악평을 함께 받앗던, 그러나 한국 시문학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금자탑을 세웠던 한 사람.

이명박 정부에서 이상이 생각난다면 오버인가.
이상은 조선중앙일보에 1934년 오감도를 연재하다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독자들의 항의(?)를 받고 연재를 중단한다. 아무튼 그런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시 오감도. 왜 우리는 이명박 정부에서 벌써 70년 전에 요절해 버린 천재 시인을 생각하는가.


이상 - 오감도

13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이상의 시는, 초현실주의 또는 다다이즘의 일류로 분류된다. 이 오감도라는 시는,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조감도(鳥瞰圖)의 변형인 오감도(烏瞰圖; 하늘에서 까마귀가 내려다본 그림)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질주하는 13인의 아해(어린이, 사람) 그들은 모두 불안을 느끼는 존재이며 또는 동시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은 골목이 막다른 골목리ㅏ도, 결국 뚫린 골목이라도, 상관이 없다. 어찌하건 불안을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불안감에 떨며 질주할 필요조차 없다.

언제 어디서건, 결국은 불안에 떨며 살아가는 사람들. 자신이 사람들에게 불간감을 주는 그 존재라는 것을 인식도 못하며 막연한 불안감에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그것이 이상에게 비친 당시의 현대인이라 해석하면 될까? 13인의 아해는 그저 질주한다. 그것이 불안이며 그것이 그들의 삶이다. 맹목적이다. 왜 그 불안감이 오는지는 이미 지나간 문제다.

"그 불안한 모습을 바라보는 까마귀 이상은 아마도 더욱 불안해하며 암울한 식민지 시대를 가슴 졸이며 살았을 것이다. 현대인의 소외와 불안, 고독을 막다른 골목으로 삼아 절망적이고 암담한 현실 상황을 보여 주고 있으며, 뚫린 골목으로 나타난 희미한 희망의 불꽃이라도 잡아 보려고 하는 현실의 위기 의식을 도식적으로 구도화한 이 시는, 진정한 의미에서 참다운 인간 관계를 열망하는 시인의 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라고 설명한 어떤 평론가의 말이, 암울한 일제시대를 살았던 한 시인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라고 느끼게 된 것이 우리에게 주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인가.


이명박이 만든 한국, 우리는 그 안에서 경쟁이라는 불안과 경제라고 하는 절명상태의 또 다른 불안을 위해 질주한다. 그것이 막다른 골목인지, 아니면 뚫린 골목인지 모르는 그곳을 우리는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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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걸렸을지 모르는 소고기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대운하로 환경이 철저히 파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영어를 못하는 내 아이는 왕따가 될 것이라는 소외감에,

취업하지 못한 나는 88만원 세대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뉴타운 정책이 없는 우리 집값은 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뉴타운 정책이 있는 우리동네의 세입자인 나는 언제 오른 전세값을 따라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돈받고 국회의원직을 팔고사는 관행이 사실일까 하는 불안감에,

돈없으면 병원도 못가고 죽어야 한다는 불안감에,

100만원이 넘는 수학여행을 못간 아들이 소외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무심코 줘버린 개인정보가 어딘가에서 팔리고 있을 거란 불안감에,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이 없어 대학을 못간 딸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더 이상 일본의 만행을 규탄할 사람이 없는 역사에 대한 불안감에,

독도를 일본에 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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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질주한다.

이 사회에서 이상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을 우리는 어떻게, 그리고, 왜 극복해 내야 하는가.




이명박 정부가 만든

다시쓰는 오감도

우감도(牛瞰圖)

13의미국소가한국으로수출되오
(수입은이명박의정책에따른수입이적당하오)

제1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2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3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4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5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6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7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8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9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10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11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12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제13의미국소가광우병이라고그리오
13마리의미국소는광우병에걸린소와광우병에안걸린소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검역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마리의소가광우병에걸린소라도좋소
그중에2마리의소가광우병에걸린소라도좋소
그중에2마리의소가광우병에안걸린소라도좋소
그중에1마리의소가광우병에안걸린소라도좋소

(수입된소가원산지를속여서들어온것이라도적당하오)
13마리의미국산소가한국으로수입되지아니하여도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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