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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28 진중권 입을 열다 9

진중권 입을 열다

Posted 2007. 12. 28. 13:37


< 시사in 까칠거칠 - 진중권 '부디 지난 5년보다 안녕하기를' >

한동안 침묵하던 진중권이 입을 열었다. 얼마전 디워 설전으로 잠시 문화계(?) 인사로 달리던 그가 정치에 대해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한편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연한 결말인 것같아서 덤덤하기도 하다.
스스로는 정치계에서 은퇴 했다고는 하지만 그도 역시 이런 상황에서 정계복귀(?)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미학자가 정치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세상이라니.


이번 그의 글은 충격적인 부제로 시작했다. 아니 충격적이라기 보다도 자조적이었다.

이번 대선은 모든 면에서 퇴행했다. 황우석의 과학에 ‘합리성’이 필요 없었고, 심형래 영화에 ‘미학성’이 필요 없었듯 이명박 당선은 경제에 ‘도덕성’이 필요 없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다수 국민이 선택한 세상을 겪을 차례다.

퇴행이라는 단어의 선택 역시 별로 그다지 좋은 의미로 해석되지는 않는데다가, 도덕성이 필요없다는 정확한 지적은 대통령을 이명박으로 선택한 대다수의 국민(일각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겨우 30% 정도니 하면서 말이 많지만, 대다수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어찌되었건 선거에 참여하여 권리를 행사한 유권자의 대략 절반은 이명박을 선택했다. 허경영이 아니라 이명박.)을 쪽팔리는 도덕불감증 환자로 규명한 것이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니 넘어가자.

논객으로서의 진중권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 실패한 정권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성공한 정권이라고 평가 했다. 이 점에서는 나 역시 100% 동감하는 바이다. 그가 노 정권을 성공한 정권이라고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나 기본 기조는 신자유주의적이며 결코 진보나 좌파가 아니라는 점에 기인한다. 사물의 시종을 꿰뚫는 안목에 있어서 진중권만한 인물은 동시대에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볼 때는, 이번 이명박에 대한 평가 역시 안봐도 정확하리라. 물론 내 생각이나 바램은 전혀 반영이 되질 않았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내가 미학자로서의 진중권보다, 논객으로서의 진중권에 대한 평가를 더 좋게 보는 이유는 이런 날카로움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잃지않는 조선시대 한량같은 해학(? 다른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도 물론이요, 진중권이 바라보는 삐딱한 하지만 올곧은 시선이 읽는 이로 하여금 얼마간의 카타르시스를 누리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글 역시 정치로 회귀한 진중권의 까칠한 매력을 느끼게 해 주니, 역시 진중권은 이명박 아래서도 잘 견뎌날 것 같다. 박정희 밑에서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이명박을 선택한 국민, 그 가운데 똑같이 서 있는 진중권

부디,

안녕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