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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1 CCTV 설치 관련 행자부 발표에 관한 소견 - 행정자치부, 때려쳐라. 1
<인권보호 위해 CCTV 설치 법적 규제 추진>

행자부는 2007년 업무보고 에서 인권보호를 위한 CCTV 설치의 규제에 관한 법령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행자부의 발표를 보면, 올해안에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와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CCTV 설치.운영에 관한 법적 규제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행자부의 이러한 발표가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미 CCTV에 관한 규제의 불비(不備)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어왔으며 인권위원회와 여러 시민단체도 이에 관한 많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행자부의 이러한 발표가 씁쓸한 이유는, 뜬금없는 뒷북치기에 지나지 않는 그들의 태도 때문.

국회에는 CCTV에 관한 법률이 이미 상정되어 있다.
<공공기관의 폐쇄회로 텔레비젼 및 개인의 화상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안>
<공공기관의 폐쇄회로 텔레비젼 설치에 관한 법률안>
또한 한나라당의 김재경의원은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중 개정법률안에서 CCTV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법률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각각의 날짜를 보면, 2005년1월, 2005년 11월, 2004년 12월 등등 이미 2~3년이 지나도록 국회에서는 제대로 된 토론 한번 해 보지 못한 법률안들이다.

당시부터 사학법 등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따라(사실 국회가 과연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부터 생긴다) 심의 조차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있는 이런 법률이 하나둘이 아니긴 하지만, 이미 시민단체와 관련 업계에서는 수년간 논의되오던 일들을 이제서야 행정자치부가 관심이 있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정말 가소롭다.
이미 위의 법률안들은 행정자치위원회에 회부되어 심의를 끝냈어야 하는 법률이고 행자위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는 행정자치부가 이 사실을 모를리 없다. 또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과 기타 개인정보관련 법령을 직접 다루고있는 행정자치부 전자정부본부에서 이러한 내용의 법령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런데 왜? 왜 이제와서 2007년이 되서야 이를 추진한다는 당연한 소리를 업무보고를 통해 하느냔 말이다.

행자부의 태도는 일견 인권보호를 위한 행자부의 옳은 행보(?)라고 판단될 수 있으며 현재 모든 신문기사와 언론에서는 가치중립적이 보도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은 행자부의 발표에 대해 보도자료를 옮겨놓는 정도 이상은 하지 않을 것이므로.

행정자치부가 법률로서 CCTV를 직접 규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행자부의 CCTV규제 발표는 그간 추진되어오던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추진의 실패를 의미한다.
행자부의 전자정부 로드맵 과제중 31번은 전자정부 구현 및 안전성 관련 법제정비 사업이다. 전자정부의 안전성 관련 법제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진되어 오던 것이 바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이다. 그러나 벌써 2년이 넘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은 국회에 잠자고 있다. 심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개인정보보호법은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안,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개인정보보호기본법안,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안 등 3개이다.
이 법률안들의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 하며, 3개당에서 각각의 법안을 제출하긴 했지만, 그 수준이나 목적 등에 있어 각당의 의견차가 크지 않은 법률이다. 즉, 각당간의 의견차는 얼마든지 조율될 수 있고 얼마든지 쉽게 합의를 통해 제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슈로서는 충분한 이 법률들이 전혀 각 당의 살림(?)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이 법을 직접 담당할 행자부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주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이미 가지고 있는 행자부의 입장에서는 중앙행정기관 정도의 위상으로 설치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두고 개인정보관련 업무를 한다는 것은 폭탄을 안고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라는 것. 지금까지 공공기관은 물론 정부의 모든 개인정보관련 업무를 손에 쥐고 있는(물론 정보통신사업자와 호텔, 여행사, 학원 등 민간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행자부로서는 그다지 달가운 것은 아닐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주민등록번호제도와 전국민을 예비적 범죄자로 만들고 있는 전국민 지문날인제도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지문정보는 경찰청) 행자부로서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행정기관이 직접 행정기관의 업무를 단속하고자 할 경우에 생기는 업무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행자부가 이번에 CCTV관련 법제정비를 하겠다고 하는 것 역시 이러한 방향에서 살펴본다면,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의 제정 전에 CCTV관련 법률을 정비/신설하여 개인정보보호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행자부의 업무범위 확대를 꾀하고 있음은 물론, 개인정보보호법의 무용론에 대한 여론 확산을 노리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즉, 개인정보의 보호에 관한 개별적인 법률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면, (행자부의 발표 이후 다른 정부부처 역시 개인정보 또는 인권의 보호를 위한 privacy 관련 법제정비를 서두르리라 예상된다) 기본법 또는 기본헌장 수준의 선언적 규정을 담고 있는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이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같은 별도의 기관설립에 대한 각 부처의 회의론적 시각을 집대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정권 말기의 불필요한 역량 분산 역시 피할 수 있다는 포석이 있지않은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CCTV 관련 법률은 주차장법 및 동 시행령/시행규칙과 각 자치단체의 조례가 전부다. 강남구를 비롯한 여러 시군구에서 방범용 CCTV를 설치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하고 이에 따른 개인정보의 오남용방지를 위한 규제는 어디에도 없다. 즉, 누구나 아무런 제약 없이 CCTV를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CCTV에 관한 법률을 정비하여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미 3~4년 전부터 논의되어오고 있는 이러한 문제를 이제서야 마치 새로운 것을 한다는 듯이 업무보고를 통해 떠들고 있는 행자부의 태도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국회에 잠자고 있는 CCTV 관련 법률안들이나 제대로 검토해 보길 희망한다.

물론 검토는 끝났겠지.

그동안은 괜히 떠들고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 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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