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사람에 대한 생각.

Posted 2008. 5. 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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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속한 동호회인 엔포를 보면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사태의 내막을 보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는 일인데, 그것을 처리해 나가는 것은 왜 저렇게 하느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답답하다.

이른바 일꾼이라고 하는 동호회의 운영진이 있는데, 이 중에서 소위 "작은 일꾼"이라는 일반적으로는 회계업무를 보는 운영진이 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재의 작은 일꾼이 사의를 표한 것이 발단 이었다. 나중에 알려진 것이지만 개인사정으로 인해 작은 일꾼을 더 할 수 없게 된 것. 그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개인 사정으로 인한 사퇴를 말릴 명분도 강제성도 없는 것이 동호회이다 보니 그것을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아쉬워 할테고 중요한 회계의 업무이다보니 약간은 긴장된 상황이었을지는 몰라도 평양감사도 제가 싫으면 안한다는데 그것이 흠잡을 만한 일은 아닐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공석이 되어버릴 작은 일꾼의 자리에 누구를 후임으로 둘 것인가의 문제였다.
한 가지 더 문제가 있었다면 현재 엔포의 회칙에는 갑작스런 결원에 대한 보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엔포의 운영진은, 이러한 작은일꾼의 공석에 대해 새로우 작은 일꾼을 선출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를 저질렀다. 궐위시의 재선출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 당연히 일반적 선출 방식을 준용하여 선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꾼단에게 위임되어있는 일꾼 선발 방식에 대한 결정도 하지 않은 채, 현재 오프라인일꾼이 겸임할 수 있다는 말에 그냥 덜컥 선임을 한 것이다.

물론 오프라인일꾼이 그 일을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물론 잘 하겠지 동호회 운영경비의 횡령이나 유용과 같은 비상사태가 생길 염려도 없고 사실 그 운영비용이라는 것이 고액도 아니다. 그러나, 일반 회원은 운영에 있어서 그 운영의 내용과 과정에 대해 알아야 하고 알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운영진 게시판(이 운영진 게시판에는 일반회원의 접근이 차단되어 있다. 원칙적으로는 운영진 게시판이 아니라 홈페이지 관리자들의 홈페이지 변경이력을 기록하기 위한 게시판이었으나 어느 때 부터인가 운영진 게시판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에서 이루어진 그들만의 대화를 통해 결정한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엔포의 기본적인 원칙과 운영방식에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모든 사람이 운영에 참여하고 일꾼 기타 운영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밀실행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더 웃긴 것은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 까칠하다는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부 회원과 일꾼들이다. 까칠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실수하고 잘못된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한 채 까칠하다는 소리만 되풀이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부드럽게 말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까칠하게 말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발언이 까칠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칙보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하지만, 그들이 과연 사람을 지키기 위해 원칙을 저버렸는가의 문제에 있어서는 더 말도 안되는 소리만을 늘어놓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기까지 하다. 원칙은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대신 선택하기 위한 대립적 관계가 아니다. 얼렁뚱땅 넘어가서 사람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며 한심한 작태에 불과하다.

1,000명이 넘는 동호회다.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여러 성격의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운영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한 운영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정형화 하여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회칙이고 규칙이다. 그것이 맘에 안들거나 더 이상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규정이라면,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규칙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수정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충해야 한다.
이렇게 정형화 된 규칙을 만든 이유를 망각한 채 사람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비공개적으로 운영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여 통보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용납할 수 없다.

규정을 몰랐다거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는 변명은 그들을 선출해 준 회원들에 대한 배신일 수 있다. 모르면 연구하고 생각해서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제대로 된 운영이 아니다.


작은 조직에서 별걸 다 찾는다고 하며 비아냥 거리는 목소리도 있다.
작은 일에도, 큰 일에도 분노할 수 없는 사회적 무뇌아들이나 할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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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제는 이 그림과 마크가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