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로서 산다는 기쁨

Posted 2007. 4. 8. 19:11
< 소수의견, 외로운 싸움 >

언젠가 네이버 블로그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옳다고 믿는 것은 신념이 아니다.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이 신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식적으로 '나는 당신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말하는 것은 무척이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내가 저런 말을 했다고 해서 내가 항상 옳은(또는 내가 옳다고 믿는 행동을 한다고는 말할 정도는 아니다. 나 역시 누구나 처럼 적당히 비굴하기도 하고, 적당히 타협해 나가기도 하고 하니.

그렇기 때문에 옳다고 하는 또는 옳다고 믿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위의 링크 기사에 나온 변정수 前재판관은 나에게는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준 사람이다.

변정수 前재판관은,
겨우 중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까지 지낸인물이다. 그는 "나는 한번도 머리로 재판한 적이 없다. 나는 항상 가슴으로 재판했었다"는 명언을 남기고 헌재 재판관직을 수행한 훌륭한 재판관이었다.
법의 논리보다는 법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밝혀 헌법의 최후 수호자(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임을 증명해 내야 하는 헌법재판소에 있어서는 보석같은 존재였던 사람. 또한 가장 존경받는 법조인으로서 기억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런 소수자들을 보며,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나도 그들 처럼 옳다는 신념을 행동으로 확인하며
굽히지 않는 물줄기처럼 뻗어나갈 수 있을까.

앞으로 남은 생애동안 노력할 숙제다.





* 사족
개인적으로 권성 재판관의 소수자적 지위는 그다지 옳은 견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 전두환/노태우의 재판에서 "항장은 불살이요, 공화를 위하여 감일등하지 않을 수 없다"는 법외적(法外的)판단으로 전두환의 형을 감해준 이가 바로 권성.

대법원에서는, 이회창씨 역시 소수자로서 이름이 높다. 그러나 이회창씨의 판결은 대부분 소수자를 위한 소수의견이 아닌 기득권을 위한 소수의견이 많았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그가 많은 부분에서 옳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득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철저한 이론은 결코 정의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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