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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위의 사진이 실린 신문은 노컷뉴스. 기사의 제목은 < 지만원 대표 "나는 꼴통이다" >이다.
꼴통 지만원(뭐, 이미 본인 입으로 그렇게 말했으니 명예훼손과는 무관할까?


내가 대한민국 현대사의 최대 희생양이 지만원이라고 하는 이유는, 1945년 해방이후 왜곡되고 피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모습을 모두 소화하여 가장 왜곡된 역사인식과 현실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지만원씨 이기 때문이다.

지만원의 역사에 대한 평가와 시각은 매우 위험하다. 어쩌면 우리가 걸어왔던 현대사의 왜곡이 그로 인해 집대성 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지만원의 말을 모두 정 반대로 해석하면 올바른 사회인식과 역사관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네이버나 포털에서 지만원 이름으로 뉴스를 검색해 보면 정말 황당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네이버에서 지만원이 제목에 들어가 있는 사진이 있는 뉴스만을 검색한 결과)

5.18은 소수의 좌익과 북한에서 파견한 특수부대원들이 순수한 군중을 선동하여 일으킨 폭동이며,

김구 선생은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테러리스트이고,

우리가 일본에 먹힌 것은 먹힐만 하니까 그런 것이고,

낙산사 인근의 산불은 북한이 저지른 것이며,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당받고 나온 아르바이트 들이고,

지만원씨 홈페이지에 악플을 달면 지씨의 염력에 의한 저주를 받을 수 있으며,

평택의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에서 군은 발포했었어야 했고,

축구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은 북의 인공기를 형상화한 DJ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등등..


일일히 나열하기도 힘들정도의 망언을 잊을만 하면 뿌려주는 지만원.

그가 얼마전에는 시스템미래당이라는 정당을 설립하고 스스로 총재에 올랐으며, 지난 6월 29일에는 (공교롭게도 6.29;;;;) 대선 예비후보로 전격 등록! 대선 예비후보로서 할동하고 있기도 하다.(이상한 것은, 그의 홈페이지에서는 그가 경영과학 박사라고 밝히고 있는데, 대선 예비후보로는 육사 졸업의 학력으로 등록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가 육사 22기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력을 낮춘것은 무엇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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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예비후보 정보공개 화면


이런 그가, 얼마전부터 이명박과 한판 크게 붙었다. 개인적으로 지만원씨가 말한다고 해서 그거 듣고 이게 뭔가 사실일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는 언론도 한심하긴 마찬가지지만(그런 언론이 있기는 할까. 사실, 흥미를 끄는 것은 사실이다. 환타지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직도 이 정도의 기사꺼리를 만들어내는 지만원씨의 능력이 사뭇 경외(?)스럽기 까지 하다.

지만원이 이명박에 대해 제기하는 몇 가지 의혹은 다음과 같다.

1. 도덕분야 의혹
     --  97년 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300만원과 400만원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2회 받은 사실에 대해
     --  92년 민자당 전국구 의원 당시 자신이 낸 자동차 사고를 운전기사가 낸 것으로 조작하여 보험처리 했다는
         월간조선 97년 신년호의 기사에 관해

2. 호적 세탁분야 의혹
     --  이명박의 아버지는 양반 출신이 아닌 '덕쇠'라는 이름의 노비 출신이었다는 의혹(호적 세탁으로 사실은폐)
     --  이명박의 자서전과 이명박의 호적/전 호적의 출생일자/장소의 불일치
     --  이명박의 모친이 생모가 아니라는 의혹

3. 출생 분야 의혹(이 부분은 본질적으로 호적 세탁 부분과 동일한 내용임)

4. 병역분야 의혹
     --  고도 기관지확장증으로 면제 되었다고 하지만, 61년에 이미 갑종(1급)을 받았고,
          치료가 거의 불가능했던 기관지확장증이 자연적으로 완치된 의혹에 대해
     --  기관지확장증으로 면제된지 한달만에 고대 총학생회장 출마/당선,
          다음해에는 시위중 연행 3개월 복역 후 보석으로 석방
     --  이후 건강에 관한 수많은 의혹에 대해서 (현대입사후 음주사건, 해외건설현장 파견 등등)



이명박씨의 여러 의혹이야, 지만원이 이렇게 들고 난리치지 않아도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이 다가오면서 필연적으로 밝혀져야 하는 문제이니 그렇다고 치는데, 사실 요즘의 범야권(이런 말은 좀 생소하다 -_-)의 모습을 보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 보인다. 예전에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행동대원인 예비역대령연합회와 해병대나 고엽제관련 단체 등 군출신의 우익단체나, 월간 조선을 기반으로 하는 조갑제, 그리고 시스템클럽의 지만원과 KNCC 등 기독교 단체가 홍위병(? 이런말 싫어할거란거 안다) 내지는 육탄 돌격대 처럼 포진하고 있었던 완벽한 역할분담이 되어있었는데, 최근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변화와 고진화, 원희룡 등 이른바 386우파의 등장과 함께 조갑제와 지만원, 한나라당이 각각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지만원과 이명박의 한판 승부는 조갑제의 이명박 편들기와 함께 매우 고무적인 야권의 우익세력 판도변화를 의미하는 듯하다. 이명박과 조갑제의 짝짜꿍을 정치우익(조갑제)와 경제우익(이명박)의 결합이라고 본다면, 지만원의 한나라당과의 결별선언 및 시스템미래당 창당과 이명박과의 싸움은 오른쪽 보다 더 오른쪽에 있는 식민우익(植民右翼)의 새로운 활로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서 이명박과 조갑제는 이제 서로 상생하며 활로를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경제인 출신으로(그나마 경제적으로 훌륭해 보이는 면은 하나도 없는) 대선 후보의 자리까지 오른 이명박은 부실한 사상적 토대를 조갑제를 통해 어느정도 구축할 수 있고, 이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보수 우익 꼴통 정도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조갑제는 박근혜 대신 이명박을 파트너로 선택해서 재활을 꿈꿀 수 있게 된 반면(아마도 조갑제의 이명박 선택은 박근혜에 비해 안정적인 당선 가능성일 것이다)
자신의 길을 꾿꾿하게 걸어가고자 했던 지만원은 파트너를 고를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직면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지만원이야 파트너 대상을 잃었지만, 그에게 한가지 남은 것은 색깔론을 비롯한 이념성 공격을 통해 한 줌 남은 극보수 극우익을 결집할 마지막 한번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지만원은 이 싸움을 시작한 듯하다.
지만원의 말에 귀기울일 수 있는 사람들이야, 진중권이 그의 글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박정희 향수에 흠뻑 젖다 못해 완전 익사해 버린 좀비 같은 친일파들 뿐이지만,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돈과 이념으로 가진 것은 아직 무시 못할 정도다. 다만, 그것들이 표면 위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들에겐 약점일 뿐이니.




지만원의 이번과 같은 돌출행동은 하루이틀의 이야기도 아니고, 진중권의 말 대로 이런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왔다. 또 우리는 노인복지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비난은 그만두고 좀더 발전적인 대화나 나눈 것이 나은 것은 물론이요, 하다못해 그냥 쏘주난 한잔 하면서 안주거리로 삼는 것이 유일한 이런 인간들의 용도일 수 있다.
진중권이 저렇게 떠든다고 해서 그 말들을 사실로 믿을 사람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는 하지만(사실 이명박과 관련된 의혹들은 지만원이 만들어낸 이야기라기 보다 범여권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회자되어왔던 것이다. 아직까지 이 카드들이 까발려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 사실 믿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정신분석학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국가와 민족 전체에도 좋은 일이다.

지만원의 이번 사태에 있어서의 오판은,

정상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기울여 줄것이다라는 착각이 그 첫번째다.

두번째는, 이명박 공격의 카드를 너무 일찍 꺼냈다는 것이다. 지만원은 대선 예비후보로서 얼마든지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굳이 이명박 한사람에 대해 이렇게 줄기차게(물론 박근혜나 손학규에 대해서도 얼마간 공격을 하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그들은 동네 강아지 짖을 때 보다도 더 무시해 버렸다) 물고 늘어진 것이 실수다. 이명박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이 구체적인 증거까지 동원되어 다른 사람도 아닌 지만원에게 비난 받고 검증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자존심 상했음이 분명하고, 게다가 의혹들에 대해서 빨리 해결하고 넘어가야 했다.
범여권이나 박근혜측에서 공격해도 될 일을, 지만원은 쓸데없이 나서서 헤집어 버리는 바람에 이명박은 칼을 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이명박은 지만원이 제기했던 의혹들을 다른 후보자들이 공격해 올때 한마디 말로 이겨낼 수 있는 카드를 하나 집어들게 되었다.

"지만원이 한 말을 믿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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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씨의 고민 : 풋;; 웃어야 하나;;

지만원의 마지막 실수는,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다.
사실 보수 우익 꼴통들 중에서 대통령 했으면, 조갑제가 해야지. 조갑제는 그러나 분수를 안다. 아니, 분수를 아는 것 보다, 자신은 king이 아닌 king-maker이어야 한다는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자부심 속에 살고있는 늙은 피터팬일지 모르지만.
지만원이 시스템미래당을 창당하며 대선 예비후보가 되는 순간, 모든 보수에게 지만원은 우리 위대하신 박정희 전 대통령 각하의 영애이신 박근혜 대표님(아무리 전(前)대표라고 강조해도 끝끝내 대표랜다)은 물론이요, 현대신화의 살아있는 전설 이명박 전(前)서울시장 각하의 표를 깍아먹는 시정잡배로 전락했고, 한나라당의 집권신화에 껴드는 한심한 똥파리 수준으로 전락해 버렸다. 게다가 지만원의 착각은 그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그에게 집에갈 택시비라도 쥐어줄 사람들이 창당 후에도 남아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데도 말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지만원이라는 앵무새 한마리가 죽을 때 까지만이라도 지껄여주기만을 원했을 뿐이다. 창당을 통해 공당(公黨)으로 발전하게 될 경우에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난다는 걱정은 사상적, 이념적 걱정보다 훨씬 앞선다.

지만원 사태의 본질은 어쩌면 우리나라 우익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자기들 끼리도 이합집산을 거듭해야 하는, 진보좌익(파)에 대해 비판하던 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지만원과 이명박의 갈등, 그 결과는 당연히 이명박의 승리겠지만, 지만원이 진 것이 아니라, 보수 우익꼴통들의 패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명박측이 우익꼴통의 모습을 조갑제를 안은 채 넘어설 수 있을지가 대한민국 보수의 최대 난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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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권오빠, 우리 만원도 아끼자;;





지만원에 대해서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는 사람은 진중권씨다. 하나도 틀린 말이 없다.
하지만, 지만원이 망명가면, 재미 없어서 어떻게 사냐.
게다가 만원이 떠나면, 우리나라 재산이 10,000원 줄어드는 결과가...













지만원의 시스템미래당에 가면 < 육사교장 김충배 장군의 편지 >란 글이 2030대를 위한 커뮤니티에 1번 글로 등록 되어있다. 읽다가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육사 교장인 김충배 장군의 편지가 아니라 강연에서의 발언을 보충한 내용이라고 한다. 게다가 사관학교의 교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볼 때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다.
다른 글에서 보면,

국빈용 항공기가 아니라, 일반 민항기를 우회시킨 것에 불과하고,
1억4천만 마르크의 차관이 아니라 3천만 달러(1마르크가 1달러보다 더 비싸다!)

뭐, 글에 대한 호불호의 판단은 다음에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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