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대중 前 대통령 서거 >

혹자는, 그를 늙은 도둑이라고 불렀고,
또 어떤 자들은 그를 빨갱이라 욕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를 음흉한 정치꾼 협잡 모리배라 불렀다.

하지만, 나에게는 대통령이었다.
노무현을 만들어낸 사람.

노무현을 정치판에 끌고온 사람은 김영삼이었지만, 그를 투사로, 그를 지도자로 만든 것은 김대중이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북한과 정상회담을 했던 첫 대통령이자,
IMF를 이겨낸 대통령

지금도 일각에서는 그의 비자금이 수조원에 달한다는둥,
그가 북한에 퍼준 결과가 핵실험이었다는 비난과 근거없는 모함이 있다. 그러나,

그는 우리 시대의 민주화와 통일의 상징이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상징이 되었다.




故 김대중 前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못 다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 계속 이어나가시길 빕니다.



대한민국의 불결한 독재와 자본주의가 낳은 불운한 천재.
치세의 능신이요, 난세의 간웅이 될 수 있었던 사람이었으나,
난세의 영조처럼 살다간 대통령.

명복을 빕니다.


이제 아쉬운 것은,

내가 '대통령' 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있지 않다는 것.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대통령이었던 자는 모두 사망했다.
윤보선, 김대중, 노무현.

대한민국의 단 3명 뿐인 헌법상의 대통령 그리고 국민의 대통령.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 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윤동주 / 편지


인동초(忍冬草)라는 별명이 어울렸던,
대한민국의 제15대 대통령, 참 훌륭했던 대통령.

김 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