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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3 인터넷 괴담 또는 정보의 홍수 또는 3류의 글쓰기
< 인터넷 괴담 >

얼마전, 모 클럽의 사이트에 토마토와 관련된 글을 간단하게 하나 올린 적이 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토마토는 과일이 아니라 채소라고 한다. 이는 미국 법정에서 그렇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한다.는 내용으로 떠돌고 있는 잘못된 상식에 대해 쓴 글이었다.


괴담수준은 아니지만, 이런 식의 이야기는 인터넷에 한두개가 떠도는 정도가 아니다.

심각하게는 누가 누구를 상대로 범죄행위를 했는데, 경찰이 조직적으로 그를 비호하고 있다거나 하는 정도로 범죄 수준의 소설에 가까운 낚시글들이 떠다니기도 하고, 러시아어로 인사말 이라면서 이 개새끼야 하는 욕설 수준의 질 낮은 농담이 떠 다니기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거 만든 놈이 개새끼다 -_-

문제는 이 처럼 농담으로나 떠도는 이야기라면 별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이 러시아어에 관한 내용은 꽤 퍼진 편인데, 사실 이런 농담도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러시아 사람이 이런 글을 보면 당연히 기분 나쁘지 않겠는가? 소중한 자기 나라의 언어가 한 개념없는 외국인에 의해서 우스운 장난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이러면서 우리는 외국의 농담에는 흥분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거의 범죄를 조장하는 내용이거나 타인의 금전을 갈취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경우(얼마전 논란이 되었던 인터넷 앵벌이가 이런 경우에 속한다) 또는 타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터넷의 특성상 그 전파성은 오프라인과 비교하여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한번 유포되기 시작하면 확산은 아무도 더 막을 수 없는 것이다. 과거에 이라크에서 사망한 故 김선일씨의 살해장면을 정보통신부가 국내 유입을 차단하려 무던한 애를 섰는데도 끝내는 2시간여 만에 포기한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인터넷의 특성은 격지자(隔地者)의 거리를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정도의 마술같은 능력에 있다. 과거에 기차라고 하는 괴물이 나타났을 때도 인간의 이동거리의 혀경을 불러왔고, 전화가 보급되며 대화자의 거리를 혁신적으로 단축하였지만, 이제 인터넷은 장소, 시간 모두를 순식간에 무의미한 존재로 만들어버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을 떠도는 괴소문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의 더 심각한 문제는 인간에 의해 유형화된 물건으로 전하여 짐에도 불구하고 그 수정과 확대 재생산이 무척이나 간편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다. 심지어는 이런 현상은 현직 기자들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는 겨우 지금 쌀밥을 먹었을지 몰라도 한두 단계만 벗어나면 진수성찬에 레드 랍스터를 뜯었거나 기아에 허덕여 식당의 버려진 밥을 집어먹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개작과 가필이 이루어지지만 아무도 그 책임을 지지 않고 결국은 아무런 대응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힘. 그것이 인터넷에게는 있다.

이러한 인터넷의 힘을 익명성의 차단이라는 것으로 막아보려는 시도도 있으나, 인터넷은 익명의 힘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한 것일 뿐 실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대선 시즌을 맞이하여 각종 포털에서 시도하고 있는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플은 쉬지않고 재생산되는 것도 그러한 사실을 반영한다.

인터넷에 의한 이야기의 확대 재생산이 하루이틀 이루어져 온 것도 아니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네티즌이 어쩌면 더 문제랄 수도 있다. 이야기는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확대된다. 그것이 어쩌면 이야기의 본질이기도 하다. 우리의 구전 설화들이 그래왔고, 모든 이야기들은 장터나, 작은 모임을 통해 확대되고 소문은 현실로 굳어지기도 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이야기라고 하는 무기물의 생명력이나 다름없다. 인터넷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넷의 생명은 퍼짐이라고 하는 확산운동이다. 끊임없이 확산되고 널리 퍼진다. 마치 단군이 그랬던 것처럼 홍익긴간 처럼 널리 사람에게 퍼지지 않는 인터넷은 생명이 없다.

인터넷과 이야기가 만나게 되면, 확대되어 재생산되고 그것이 빠른 속도로 퍼지는 것은 당연한 원리다. 어쩌면 우리는 그것을 위해 인터넷을 접하는 것이다. 보도의 일상화, 사건의 정형화, 그리고 확대의 보편화는 인터넷에서 확산이라는 모터를 달고 당연한 원리로 우리의 생활 곳곳에 파고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확인도, 생각도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따라서 그것을 확대하여 다시 사실인양 보도하거나 믿어버리는 것은 순전히 인간의 탓이다.

이러한 인간의 탓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제하는 불상사에 대해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