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뜨거운 것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한 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이명박(아니, 어쩌면 김경준과 BBK)과 삼성이라고 답하겠다.

이명박의 BBK사건은 이제 초읽기로 들어간 듯하다. 내일은 에리카김이 이명박과 김경준의 관계를 밝혀줄 이면계약서를 공개한다고 했고, 이명박은 계속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검찰은 26일까지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는 입장이지만, 26일 이전이라면 이명박의 낙마가 예상되고, 그 이후라면 낙선이 유력하니 이래저래 한나라당으로서는 답답하고 짜증나는 시기가 아닐까(26일 이후 발표되어 이명박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그때가서는 대선후보를 교체할 수도 없는, '퐝당'하지만 어쩔 수 없는 시츄에이션이 발생한다. 26일 이전이라면, 박근혜로 교체할 가능성이라도 남아있지만... 부디 근혜씨는 공직선거법 제49조에서 정한 후보자 등록 서류를 준비하고 기다릴찌니, 다행히도 근혜씨는 가족이 없고 여자라서 발급받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다음으로 드거운 것은 역시 삼성.
자칫 김경준이라는 핵폭탄급 인물의 귀국에 밀려 차갑게 식어버리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다행(?)하게도 청와대의 비호아래 그 뜨거움은 여전히 활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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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씨가 공개한 삼성의 뇌물 사진



사진찍는 것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웬만하면 해상도가 좋은 라이카나 carl zeiss 렌즈로 찍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 구도와 색감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신정아 누드사진과 함께 엄청난 파괴력을 갖춘 사진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로서 삼성은 불행하게도 변명도 제대로 못하고 꼼짝없이 딱걸린 상황이 되어버렸다.

삼성은 그동안 김용철변호사의 삼성 떡값(뇌물인지...) 관련 폭로를 모르쇠 내지는 철저한 부정으로 일관해 왔다. 웃긴 것은, 추미애가 돈을 받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은 어떻게 알았는지, 얼마나 중요하면 몇달간의 업무지시내용을 종합하는 '회장님의 방침'에 들어갈 정도였냐는, 로비와 뇌물 전달이 중요한 업무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말게 되는 황당한 역인정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아무튼, 삼성은, 이병철부터 이어오던 정경유착의 이미지를 단숨에 떡방아간으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을 발휘했다.

그동안 누구도 비틀지 못했던 삼성의 철옹성은, 두 용철이 때문에 무너지게 생겼으니 건희씨와 재용씨는 용철이란 이름만 들어도 지금쯤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이를 갈지 않을까?


그런데,
그 와중에 대행인지 불행인지 이병철 전 회장의 타계 20주년을 맞이하여 故 이병철씨의 생가가 일반에 공개 되었다고 한다. 어제 시사투나잇(야밤에 하는 light한 시사트로그램이라 즐겨 본다) 에서는 이를 취재하며 그 지역의 사람들과 삼성의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짤막한 충돌을 소개 했다.

가끔, 아니 우리 사회에서 자주 나오는 사례이지만, 이런 모습을 보며 천민자본주의의 천국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상황을 너무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주민들은, 이병철 회장의 생가를 통한 관광객의 유치를 기원하며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이런 훌륭한 분이 우리 고장 출신이라는 것에 기뻐'하면서 말이다.


우리나라가 절대 현재 천민자본주의에 지지부진한 사상적 토대에 세워져있다는 강력한 물증이 아닐까 한다.



이병철이 어떤 인물이며, 삼성은 어떤 기업인가?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보아도, 그가 과연 성공한 기업인인가하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은 물론, 지금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편법적인 경영권승계 과정을 보아도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어서도 안되고 그럴 자격도 없다.


어제의 시사투나잇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병철이, 이건희가 존경받는 것은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 삼성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그러나 삼성의 성장이나 지금의 최고의 위치에 있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그리고 삼성의 이건희가 존경받는 모습은 그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심각한 정경유착도, 극심한 노동탄압도 불사한 파렴치하고 치졸한 작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비웃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도 안되는 행위로 국제사회가 인정한 양심수를 만들어낸 기업, 8천억 사회환원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기업.

지금까지 두어차례 삼성에 관한 포스팅을 했지만, 삼성은 '그들이 단지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민에게 존경을 받고 있고, 누구나 삼성에 들어가고 싶어한다. 그들이 사업을 어떻게 경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는 논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삼성의 비자금 사건이 터진 지금 이 순간에도 언론은 삼성의 신화아닌 신화에 불을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고(관련기사)있고, 이병철 생가 주변의 주민들은 마치 위인전에나 나올법한 위인의 탄생과 삶을 신격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천민자본주의를 이끌어온 삼성 그리고 이건희, 이재용, 이병철.

지금도 삼성 특검법은 청와대의 반대와 한나라당의 엄한 물타기로 언제 처리될지 계속 표류하고 있다(내년총선을 거치며 법안 자체가 폐기될지도 모른다). 심지어 누군가가 대통령이 된다면 삼성의 이번 행위는 유야무야 넘어갈 공산이 크다.

재벌경제와 비정규직 노동자로 규정지워지는 지금의 한국경제가 좀 더 정의롭고 민주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

대한민국의 경제민주화는, 삼성이 없어져야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삼성이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이유 따위는 없다.
단지, 없어져야 할 이유는 있을지 모르지만.

참고기사 -아직도 삼성이 이재용에게, 아들에게 재산을 주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