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권 이해하기 1

Posted 2010. 7. 5. 16:13

사실 이 글을 스면서도 좀 조심스러운게,
최근에 문제된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이 나라고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이 좀 껄그럽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명박정권은 정말 없어져야할 나쁜 정권이니 뭐니 하려는건 아니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나하나 쯤이야 하고 사는 이 시대에 나 하나쯤이야 이런 글 올려도 되겠거니 하는 마음에서 쓴다면 좀 지나친 낙천적인가 -_-

아무튼, 뭐 한나라당이 뭐 그렇게 태생부터 더러운 당일리도 없고, 이 정권이 나라를 팔아먹으려 작정한 그런 정권도 아니고, 잘 살아보자고 하는 일인데 너무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까이꺼, 이명박 대통령도 좀 더 잘 살아보자고, 국민들이 더 좋은 세상에 살게 해 주겠다고 저리 노력중이니 내가 이런 글 쓴다고 괴념치 않으리라 본다.

총리실의 사찰 때문에 한번 문제가 되었으니 다음 부터는 그런 일 없으리라는 안도감도 있고 하니 말이다.

뭐 그렇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먼저,

좀 개괄적으로 보자.




사람들이 대다수 그렇게 이해하듯,
이명박 정권은 보수적인 정권이다. 언젠가 아마도 '서양의 지적운동'이라는 무식하리만치 두꺼운 책에서 (무슨 그냥 교양서적 같은 제목을 단 이 책은 무려 2권이고, 대학교과서 수준의 하드커버까지 갖추고 있다.) 읽은 것인 듯한데, 이념의 보수주의와 생활과 습성으로서의 보수성은 좀 구별해서 읽어주길 바란다.

생활의 보수적 습성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약간의 경계심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인간 본래의 습성이 있다는 것. 그러니까 집에 갈 때도 웬만하면 가던 길로 가고, 밥을 먹어도 전에 먹어본 것을 먹고 새로운 것을 먹기는 좀 꺼려진다는.. 뭐 그런 습관을 말한다. 지금까지 없었던 파격적인 옷, 이를테면 탱크탑이나 비키니 이런것 보다는 조신하게 가릴 건 다 가린 그런 옷이 더 좋다.. 뭐 이런 것인데 이런 것을 가지고 이 사람은 보수주의라거니 하는 것은 이념적으론 맞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런 식으로 하면 나도 참 보수적인데, 길거리에 어떤 아가씨가 비키니만 입고 돌아다닌다면 속으론 어떨지 몰라도 세상이 망조가 들었다는 둥, 요즘 젊은 것들은 어쩌고 하면서 혀를 찰게 뻔한데, 이런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은 보수적이다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되 그 사람은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사회적 경험이 적어 경험에서 나오는 사회적 고착성이 덜된 젊은 사람들이 더 받아들이기 쉬운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러다 보니 더 개방적인 것이지 이런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 곧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뭐 설명이 길면 거시기 하니 넘어가자.


아무튼, 이명박정권은 보수적 정권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 될지 보자.
좀 복잡하게 가자면 자유주의니 신자유주의니 하는 어려운 것을 개념적으로 봐야 하겠지만, 쉽게 보자고 했으니 좀 쉽게 이런 것을 이해해 보자.

진보든 보수건, 경제는 돌아가야 하고 경제발전의 목적은 잘먹고 잘살자 다.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제발전이 필요한데, 경제는 당연히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한다. 그건 진보건 보수건 상관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말이다. 일부 공산주의를 주장하는 부류도 있고, 그 쪽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 쪽까지 배려하자면,

우리 경제의 근간은 사유재산제도와 사적자치(계약자유)를 근간으로하는 자본주의적 가치를 기본적으로 깔고 시작한다. 내꺼는 니가 먹으면 안되고 나도 니꺼 안먹겠다는게 사유재산제도이고, 너랑 나랑 약속한건 꼭 지켜야 하지만, 너랑 나랑 약속한걸 다른 사람이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라는게 바로 계약 자유의 원칙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자유로운 경제주체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고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이 자본주의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유주의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가진 사람은 계속 더 가지게 되고 못가진 사람은 점점 더 못살게 된다.
사유재산제도를 극단적으로 보호하니, 내 돈으로 뭔 짓을 하든 끼지 말라는 이기주의가 생기고, 계약자유에 따라 당사자들에게 모든 문제를 맡겨두니 가진 자에 의해서 불평등한 계약이 생겨났다.
가난한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 아이들까지 조막만한 손으로 축구공을 만들지만 평생 축구공 한번 못 가져보고, 어떤 사람은 신장이며 눈알 까지 팔아야 하는 장기매매까지 생겨난다.
계약자유에 따라 그런 계약도 성립할 수 있고, 사적자치(사유재산과 계약자유의 확장판(?))에 따라 신체도 사고팔 수 있으니 없는 놈은 계속 착취당한다. 노동자(근로자라는 단어는 내가 싫어하니 노동자라고 쓰지만, 근로자라고 읽어도 좋다)는 적은 임금으로 살아야 하고 자본가는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래서 여기에 이전까지는 그냥 치안이나 담당하고 계약자유를 폭넓게 인정하고 방임해 왔던 국가가 개입하게 된다. 그래서 불공정 계약에 대한 규제도 하고, 사적자치라도 너무 심한 경우를 국가가 제재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로서 이른바 자유방임주의가 쇠퇴하고 수정자본주의가 등장한다.

공산주의가 국가에 의한 통제를 말한다면 자본주의는 국가의 방임을 말해왔는데, 어느 순간, 그것이 곂쳐지는 순간이 오게 된다. 이것이 수정자본주의다. 물론 자본주의적 입장에서 공산주의의 요소들을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사적자치와 계약자유, 사유재산은 여전히 존중받지만, 그 한계성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서 경제적 분야에 대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차이가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다.

보수주의자들은 국가의 개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그 범위를 최소화 하여야 한다는 입장이 된다. 여전히 자유주의적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것이므로 그 가치를 훼손하면 안된다는 것이 자유주의의 기본 가치를 보호하며 나타난 이른바 신자유주의 되시겠다.

진보주의자들은 자본주의의 폐혜가 나타난 것이 그 확대된 사적자치와 사유재산의 문제이므로 그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가능한 한 확대하여 사회정의를 실현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나치게 자유를 옹호하다 보니 내 자유로 인하여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 것에 유려를 나타내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점차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에서 말하는 경제적 민주성은 바로 이것을 나타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물론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곧 국가정책에도 반영되었는데,
누구든 돈을 가진 사람은 땅을 아무 제한없이 살 수 있는 것이 자유주의였다면, 환경과 농업의 보호를 위해서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자의 농지 소유를 제한하고 타지(주로 도시) 거주자의 지방의 토지소유를 금지하도록 하는 등 국가의 개입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진보주의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제한은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는 것이 신자유주의 되시겠다.

진보주의의 토지 소유에 대한 이념이 반영된 제도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토지공개념이라거나, 종합부동산세 등등이다. 너무 많은 토지를 보유한 사람에게(개인의 필요이상의 토지를 보유한 자에게) 많은 세금을 물리는 것이 정당하며 이를 통하여 토지 소유를 제한하도록 하자는 진보주의자들의 정책적 실현이 바로 그런 것인데, 그런 것이 개인의 토지소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니 그것을 풀어버리자는 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인 것이다.

고용과 생산의 측면에서도 비슷하게 이해하면 된다.

자본주의의 아름다운 청사진에 따르면,
누군가는 많은 자본을 가지고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그들에게 월급을 주며 생산을 하고 그 월급을 받은 사람들은 적당히 소비를 하여 경제를 발전시킨다. 단순하게는.
그런데, 많은 자본을 가진 자본가는 적게 월급을 주고 싶어하고 노동자들은 많은 월급을 받고 싶어하는데, 워낙 관계가 불평등하다보니 자본가는 월급을 조금만 주고 일을 시킨다. 그것이 싫다는 노동자는 자르면 된다. 그러다보니 점점 낮은 임금의, 어린 노동자의 노동력 착취가 생기게 되고 이로인해 도시의 슬럼화, 유아사망율의 증가, 사회적인 손실이 많아지는 문제가 생기게 되니 역시 여기에도 국가가 개입하게 된다.

어린이들의 취업을 금지시키고, 모성의 보호를 통해 여성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장치들을 마련하고 등등... 게다가 노동자들도 한명씩 두명씩 자본가에 대응하기 어려우니 노동조합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집단적으로 그들과 맞서게 된다. 혼자서는 대응할 수 없으니까.
이런 진보적 조치들이 실현된 것이 최저임금제도니, 부당노동행위의 금지 등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는 여전히 계약자유와 사적자치를 강조한다. 노동자와의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행위 역시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하고(그래서 계약직을 고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임금의 인상은 사업주의 판단에 따라야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공산주의적 요소의 결합은 이렇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것을 좀 근본적으로 대비시킨 것이 바로 "생산과 분배"다.
경제는 생산과 분배를 근간으로 발전하는데,
생산을 강조하여 생산이 원할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경제발전의 중심이며 이로서 분배도 그에 다라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 신자유주의.
분배를 강조하여 분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면 그에 따라 생산을 위한 기반이 갖추어지고 생산이 분배 수준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이 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보수주의이며 신자유주의적이다.
신자유주의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의 기본원칙에 충실하다.
생산을 많이 하면 그 생산물을 소비하기 위한 분배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자본가가 바보가 아닌이상, 그 물건을 살 사람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자의 임금수준이나 생활수준을 적당히 향상시킬 것이다. 그래야 돈이 돌게 마련이니 말이다.

그런데,

왜 진보주의자들은 신 자유주의를 미워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대하여 사람들은 비판을 하는 걸까?



그건 다음 차례에서 보도록 하자 -_-






생각보다 글이 길어진다... 아...걱정이다....